오늘은 내가 왜 미니멀을 시작했는지에 대하여 그리고 비우고 나서야 비로소 보인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더는 안 되겠다는 신호… 작지만 분명했던 불편함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출근 준비를 할 때면 어김없이 반복되던 장면이 있었다. 옷장을 열고도 입을 옷이 없어 고민하고, 화장대 서랍을 열면 자주 쓰지 않는 화장품들로 가득해 도리어 짜증이 났다. 아이 장난감은 거실 바닥을 점령했고, 주방 수납장 속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소스들이 한가득. 분명히 '필요해서' 산 물건들이었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모아온 것들인데… 어느 순간부터 이 모든 것들이 내 일상에 편안함보다는 피로감을 안기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복잡했고, 자잘한 스트레스들이 쌓여갔다. 일상은 숨 돌릴 틈 없이 흘러가는데, 집은 도무지 쉴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아이를 재우고 나면 내가 앉을 공간 하나 없이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고, 뭘 해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어느 날, 퇴근 후 씻고 거실에 앉아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토록 지치고 답답한 이유가… 너무 많은 것들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 날부터 조금씩, 아주 조금씩 ‘비우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가볍게 유통기한 지난 물건을 버리는 것부터. 그리고는 잘 쓰지 않는 화장품, 맞지 않는 옷, 중복된 주방용품… ‘언젠가’ 쓸 것 같았지만 그 언젠가는 오지 않았던 물건들을 하나씩 정리해갔다. 그렇게 첫 발을 내딛게 된 미니멀라이프. 그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나에게 필요한 변화였다.
비워지는 만큼 마음도 가벼워지다
하나씩 물건을 버리고 나니 이상하게도 집안이 점점 더 숨 쉬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시야가 탁 트이고, 청소할 공간이 줄어들고, 원하는 물건을 찾는 시간도 짧아졌다. 그런데 가장 큰 변화는 ‘물건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이었다.
물건을 비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예전엔 예쁘다고 사두기만 하고 사용하지 않았던 그릇들, 유행 지난 옷들을 보며 “왜 나는 이걸 사놨지?” 하고 되묻는 일이 많았다. 나의 소비 습관, 나의 가치 기준을 돌아보게 되면서 ‘무조건 갖기’보다는 필요한 만큼만 갖는 삶으로 조금씩 나아가기 시작했다.
미니멀라이프는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게 아니었다.
‘내 삶을 가볍게 만드는 선택’이었다.
물건이 줄어들면서 생긴 여백엔 ‘쉼’이 들어왔고,
그 쉼 안에서 나는 스스로를 좀 더 들여다보게 되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시끄럽지 않은 거실, 책 한 권, 좋아하는 향초 하나…
그게 전부였지만 그 어느 때보다 안정감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위한 진짜 ‘쉼터’가 생긴 느낌이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만의 속도로 가는 미니멀
사실 나는 여전히 ‘완벽한 미니멀리스트’는 아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고, 가끔은 충동구매도 하고, 여전히 비워야 할 것들이 많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더 이상 물건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선택에 중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미니멀라이프는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SNS에서 보는 반듯한 인테리어, 텅 빈 수납장, 몇 벌 안 되는 옷장 사진이 전부가 아니다.
진짜 미니멀은 ‘내가 편안한 상태’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는 옷 10벌이 미니멀일 수 있고, 누구에게는 50벌도 괜찮을 수 있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것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가장 편안한지를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비우기’를 통해 얻는 작은 평화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조금은 부족해도 괜찮고, 느려도 괜찮다.
물건뿐 아니라 감정, 생각, 관계도 조금씩 가볍게 정리하며,
오늘도 나만의 미니멀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나는 왜 미니멀을 시작했을까?”라는 질문에 지금이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답답했던 나에게 여백을 주기 위해서."
비움은 단순히 ‘없앰’이 아니라, 나를 더 잘 이해하고 돌보는 방법이었다.
혹시 지금 삶이 조금 무겁게 느껴진다면, 작게라도 시작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서랍 하나 정리하기, 가방 속 정리하기, 마음속 질문 하나 던지기.
미니멀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그 작은 행동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르니까.